지잡대 졸업해서 고군분투하는 26살 남자의 인생썰


짧지만 달콤하기도 했고, 또 한 편으로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백수 생활을 끝을 내고 노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3달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오늘은 이 블로그에 지금 일을 하기 까지의 제 일생, 인생썰을 한 번 적어볼까 합니다.

목차


👉유년기: 출생~초등학생
👉청소년기: 중학생~고등학생
👉암흑기: 20살~대학교 졸업
👉현재: 취업 이후 현재까지의 삶



유년기


저는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금형 쪽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계셨고, 어머니는 은행쪽에서 일을 하시다 결혼하시고 전업 주부로 전향하셨는데요.

집이 막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친구들 부럽지 않게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집이 좀 잘 풀려서 인천에 있는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요.

전세나 월세도 아니고 자가로, 대출이나 빚같은 것 아예 없이 이사를 갔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더군다나 아버지는 7남매 중 막내로, 아버지 나이가 8살이셨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재산같은거 물려받은 것 없이 밑바닥에서 올라온 사람.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유년기가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전교 1등도 자주 하고 운 좋게 반장도 여러 번 하다보니 어머니가 저한테 거는 기대가 엄청 커지셨습니다.

공부, 운동, 그림 등 정말 뭐든지 잘했어야 했었고 조금이라도 친구들보다 뒤떨어지면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또 아버지는 거의 매일 술을 드시고 오셨고, 초등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의 신세한탄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참고 쌓이다보니 제 안에 화가 쌓이고 중학생이 되자 저도 모르게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기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공부와 점점 담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던 것은 아니고 그냥 학교 끝나면 피시방가서 놀고 축구 차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다보니 성적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더라구요.

그래도 나름 초등학교 때 공부를 해놔서 그런가 중위권의 성적은 유지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부모님 눈에 중위권의 성적이 성에 찰리가 없었고, 이 시기에 집에 있기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버지는 술 먹고 들어오면 제 성적 가지고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하셨고 어머니 또한 모진 말들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

이 때는 진짜 부모님과 같이 있는 것보다 친구들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몇 백배는 좋았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때 성적도 확 떨어지고 친구들이랑 놀러만 다니니 저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도 전 보다는 확실히 많이 떨어지게 되었고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1번도 제 성적 확인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오히려 서로 더 사이가 좋아진..!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그래도 공부를 제대로 해보려고 마음 먹었는데, 희대의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에 빠지게 되면서 공부를 말아먹기 시작합니다.

정말 다행히도 제가 영어랑 국어, 한국사를 좋아해서 이 2과목은 항상 중상위권의 성적을 냈네요...

그렇게 진짜 고2때까지 롤만 주구장창하다가 고3이 되고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급하게 수능 공부에 착수!

수학을 워낙 못하기도 했고, 이과 수학은 진짜 아예 이해가 가질 않아서 이과지만 문과 친구들이 보는 나형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수능을 보게 되었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는데요.

👉 국어: 3 / 영어: 3 / 수학: 5 / 과탐 2종목 : 4 / 한국사 : 1

이렇게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쉽게도 인서울은 노려볼 수 없었고 충남 천안에 위치한 지잡대로 가게 되버리고만 댕꿀오소리..



암흑기


집은 인천이고, 대학은 충남 천안에 있다보니 곧 바로 4인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숙사 룸메들은 모두 다른 과 형들이었고 금방 친해져서 같이 여행도 다니고 밥도 항상 같이 먹게 되었는데요.

문제는 기숙사 형들과 너무 친해지다보니 과 친구들과는 상대적으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대학 공부는 나름대로 잘했었고,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저는 군대로 가게 됩니다.

군대가는 모든 분들이 그러신 것처럼 저 또한 최대한 꿀빠는 곳으로 가고 싶었는데, 운명은 저를 가장 힘든 곳으로 보내버리더라구요.

강원도 최전방 신교대에서 인제에 있는 한 부대로 차출되었고, 그곳에서 20개월의 군생활을 하게 됩니다.

훈련이나 내무 생활만으로도 힘든데 군번까지 꼬여서 일병 5호봉 때까지 막내생활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너무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막내 생활을 오래한 덕에 나중에 분대장도 오래 달고 내무생활도 편했던 기억이 있네요.

아무튼 그렇게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교에 곧 바로 복학을 하니 다른 동기들은 이미 서로 대학교 1학년 때 친해져있는 상태고 저는 1학년 때 기숙사 형들이랑 노느라 동기들이랑은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다행히도 마음 맞는 소수의 친구들이랑 학교 생활을 했지만, 초중고 내내 그리고 군대에서도 항상 무리의 중심이었던 제가 대학에서는 겉도는 생활을 하니 많이 힘들더라구요.

또 전공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기도 했고, 나름대로 블로그나 유튜브 등도 도전해봤지만 마음처럼 잘 안 되어서 뭐해먹고 살아야하나에 대한 고민만 가득하던 시기..

어쨌든 대학교 다니면서 전공 자격증 2개를 취득하고 졸업을 무사히 하게 됩니다.



백수 탈출한 현재


대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곧 바로 이력서를 뿌리기 시작했고,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있는 한 중소 기업에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여초 회사라는 점인데, 사장 그리고 생산팀을 제외한 모두가 여자 직원이었습니다.

또 저는 생산팀으로 지원했지만 사장님이 절 마음에 들어하셔서 생산팀이 아닌 여자 직원들만 있는 팀으로 보내게 되었고 결국 저는 일주일만에 퇴사를 하게 됩니다.

다 좋은 분들이셨지만 아무래도 여자밖에 없다보니 대화도 안 통하고 너무 불편하더라구요.

그 뒤에 뚝섬역 쪽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도 합격했지만, 사장이 너무 쓰레기라 그냥 하루만에 퇴사해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만에 2번이나 퇴사를 하게 된 저는 전공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취업을 포기한채 유튜브와 블로그에 올인하게 됩니다.

유튜브는 영상 하나 당 평균 조회수 10,000 이상은 찍혔고 구독자도 500명 모으는데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수익창출 조건을 달성하지 못했고 블로그의 경우에는 네이버 블로그 인플루언서에 도전했는데 번번히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하루종일 노트북만 붙들고 있으니, 아버지가 답답하셨는지 어느 날 저랑 술 한 잔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술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말을 하는데, 아버지가 참 저를 못 믿는다는 것이 느껴졌고 여러모로 현자타임이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취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오자마자 전공 관련 여러 기업들에 이력서를 넣었고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보고 최종합격까지 해서 벌써 3달째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솔직히 받는 월급에 비해서 외우고 해야할 것도 많고 난이도도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하는 분들이 진짜 동네형들처럼 좋은 사람들이라 일할 맛이 나네요.


제 목표는 35살 전에 은퇴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돈도 최대한 아껴쓰고 투자도 공부해서 돈도 불려야하고 부수입도 열심히 개발해나가야겠죠.

자유롭게 살아나갈 그 날을 상상하며 계속해서 버텨나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