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가 온 사촌동생, 착잡하고 복잡한 형인 댕꿀오소리의 한탄
이번 썰은 그냥 편하게 반말로 풀어보도록 할게.
우리 엄마는 3남매 중 장녀이고, 막내 동생인 이모랑은 나이 차이가 꽤나 많이 나...!
그래서 엄마가 이모를 되게 아꼈고, 이모도 그런 엄마의 자식인 나를 굉장히 아껴줬어.
이 뿐만 아니라 지금은 인천에서 살지만,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경기도 김포에서 살았었는데 이 때 이모가 우리 집에서 같이 살았었고 나랑 같은 방을 썼었어.
내가 감기 걸려서 아플 때마다 열 내리게 하려고 밤새서 물수건을 갈아주던 이모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
어쨌든 이모가 결혼하고 나서도 우리랑 같은 아파트에 자리를 잡았었고, 그 이후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가 인천으로 이사간 뒤로 이모네는 외가댁인 시골로 내려가서 쭉 살았어.
같이 살았었기도 했고, 이모가 낳은 내 이종사촌동생들(남자애 2명)이 커가는 것도 봐왔어서 진짜 애틋한 감정이 되게 커.
그런데 이종사촌동생들 중 이제 막 고등학교 2학년이 된 둘째가 학교를 때려치고 싶다고 하더라구..
당연히 어른들이 강하게 말렸는데도, 고집이 어찌나 쎈지 결국 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어.
내 생각으로는 얘가 실업계 학교를 갔는데, 그 쪽 얘들이 워낙 쎄기도 하고 해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나봐..
(근데 이 사촌동생도 운동도 하고 덩치도 되게 크긴 해서 그렇게 걱정은 안 했음.)
그렇게 학교를 그만 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한다고 하고, '그래! 이왕 학교 그만둔 거 검정고시 잘 보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응원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이 사촌동생이 공황장애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누구한테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데, 분명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을 해줘야 상황을 듣고 어른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주든지 할텐데 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를 않고 있어.
이모가 병원도 가보자고 해서 일단 약은 타왔는데, 더 딥한 심리 상담은 받지 않으려 하나봐..
이게 사는 지역이라도 가까우면 찾아가서 이야기라도 해보고 할텐데, 차로 2시간 이상인 거리고 나도 직장인이다보니 쉽지가 않네.
얼마 전에는 첫째 사촌동생한테 자기 삶에 대해서 비극적인 말도 하고 했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증상이 심각한 것 같아.
이럴 때 이모부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모부는 많이 아프셔서 2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거든..
이모부가 세상을 떠난 것도 둘째 사촌동생한테는 당연하게도 많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고, 여기에 남들은 알지 못한 다른 이유들까지 덮쳐서 공황장애가 와버린 것 같아.
하아... 동생도 안타깝긴한데 이모가 너무 걱정된다.
남편도 일찍 떠나보내고, 이제는 자식까지 공황장애가 와서 방구석에서 나오질 않고 비극적인 말만 하고 있으니 속이 얼마나 상할까..
얼마 전에는 엄마한테 이모가 울면서 전화왔다고 하는데, 나도 참 착잡한 심정이야.
그냥 넋두리 한 번 적어봤어..
빨리, 아니 조금 느리더라도 제발 사촌동생이 공황장애를 이겨내줬으면 좋겠다.
다른 건 아니더라도 제발 건강했으면..!